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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의 삶I (인자는 머리둘 곳 없다)탄자니아 이야기 2024. 1. 28. 10:37
우루구루산(언어학교인근:지리산높이정도) 마8:20 “여우도 머리 둘 곳이 있고, 새들도 거처가 있건만 인자는 머리 둘 곳조차 없다”라는 말씀을 선교지 오기 전에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사역을 펼쳐 가실 때 처한 환경이 무척이나 열악하고, 사람들로부터 환대 받지 못하시는 실상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것으로 이해하였던 것 같다.
그런데 선교사로서 선교지에서 와서 살아가다보니 이 말씀이 새삼 다른각도로 다가옴을 느끼게 된다. 이 말씀은 단순히 예수님께서 겪고 계신 현실적 어려움의 호소라기보다는 존재론적인 고백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선교지에서 겪는 어려움과 힘듦은 이질적 문화, 익숙치 않은 언어, 그동안 살아왔던 한경과는 많이 차이나는 열악한 환경등으로 인해 오는 것이 생각보다 큰 것 같다. 그런데 조금 생활하다보니 선교사가 겪는 근원적 힘듦은 그런것 보다도 다른 요인들에서 오는 것이 더 큰 것들임을 느끼게 된다.(선교훈련을 받을 때 ‘문화충격’이란 말이 언어와 문화와 환경이 다른데서 오는 충격이란 것보다 더 근원적 문제이다라는 말을 할 때 무슨 뜻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는데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였는가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 땅의 사람들을 섬기려는 마음을 가지고, 그들이 알지 못했던 하늘나라 이야기(복음전파)를 하며 살아갈 때 현지인들이 우리의 호의를 무시한다거나 때로는 너무나도 마땅한 것으로 여기는 태도로 다가온다든지, 신뢰를 저버리는 일들을 하고도 그들의 문화와 가치관에 비롯된 세계관에 의해 너무나도 아무렇치도 않은 듯 다가오는 모습들을 대한다거나, 마음과 마음을 통하는 진정한 교제속에서 조금의 위로함을 기대해보는 마음조차도(한국에서는 가끔 친구나 지인을 만나서 차를 한잔하며 수다를 뜨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위로들이 일상이지만) 괜한 기대였구나를 느끼며 이 모든 것을 마땅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감정적, 정서적 고립을 매순간 스스로 감내하며 살아가야함이 선교사로서 이땅에 와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론적 입장 때문에 갖게 되는 문제들임을 새삼느끼게 된다.
이런 마음이 들다 보니 마8:20 말씀은 우리 예수님께서 단순한 삶의 환경에 대한 어려움의 호소라기보다는 하늘을 떠나 이 땅에 오신 존재로서 감당하셔야 할 삶과 사명의 무게를 표현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요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라” 이런 목적을 가지고 오신 분이 이 땅에서 그 무엇을 바라며 기대하며 오셨겠는가!... 그러하기에 더 존재론적 외로움의 위치에 대한 자기 인식적 표현을 하신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든다.
*기도제목
선교사로서의 존재론적 위치를 잘 견지하며, 영혼구령의 즐거움이 모든 힒듦을 뛰어넘는 원동력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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