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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성령의 와이파이탄자니아 이야기 2023. 1. 6. 09:28
선교지의 아이들 탄자니아에 온지도 약3개월이 되어간다. 긴 시간은 아니였지만 선임선교사님의 사역지를 중심으로 많은 것을 보았고, 먼저 오셔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의 사역들을 둘러보며, 1세대 선교사님들이 얼마나 많은 헌신과 수고를 하였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탄자니아에 와서 한국에서는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크고 작은 일들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이 모두는 내가 선교사로 와서 선교사역을 했다기보다는 선교사로 빚어져가시고, 준비시키시는 하나님의 특별하신 나를 만지신 시간이 아니였는가하는 마음이 든다.(물론, 지금까지의 시간을 더듬어보면 앞으로의 시간도, 선교사로서 사역을 하는 시간이기보다는 선교사가 어떤 사람이어야하는지 준비되어 가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하게 한다)
Episode 1. 성령의 와이파이
탄자니아에 도착해서 나를 도와주는 현지인 사역자를 만나서 제일 처음 한 것은 현지에서 헨드폰을 사용할 수 있게 헨드폰 유심을 바꾸는 것이었다.(미리 현지 헨드폰 유심을 개통해서 사온 상태). 몇번의 시도끝에 나와 아내의 헨드폰이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바꾸는데 성공하였다.(전화통화와 문자도 가능하고, 카톡을 비롯한 기타 앱들도 사용가능하도록 되었다) 물론 수신이 잘 안되는 지역들이 많아서 이동중에도 연결이 끊기는 불편은 있었지만 그래도 소통할 수 있는 매개가 생겼음에 감사했다.. 탄자니아의 헨드폰 방식은 우리나라처럼 와이파이 방식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일부에서 가능한 상태) 데이터를 충전받아서 사용하는 방식(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됨)이라서 마음껏 헨드폰으로 인터넷을 접속하여 사용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은좀베와 모로고로 언어학교에서 생활하는 동안에 헨드폰을 마음껏 사용할 수 없고, 접속도 자주 끊기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그래도 한국과의 소통도 할 수 있게끔 카톡도 사용하고, 지인들과 보이스톡이나 여러가지 사진을 공유하기도하고 다양한 앱을 통해 은행업무도 보고, 다른 일들도 헨드폰을 통해서 할 수 있게 되었다.
1. 사건의 발생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내 헨드폰이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았고, 여려가지 방법으로 접속을 강구해 보았지만 되지 않았다. 나의 유심을 아내의 헨드폰에 넣어서 사용해 보면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는데 나의 유심도, 아내의 유심도 나의 헨드폰에서는 작동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 시간이 만 하루정도의 시간이 흘렀는데, 그 때 이런 느낌이 들었다. 아프리카 선교사로서 아프리카에 왔었지만, 실제적인 공간적 거리감과 시간적 거리감을 그렇게 많이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었구나 하는 것이 느껴졌다. 카톡으로 한국에 있는 분들과 소통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주고받고, 필요한 은행업무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업무를 처리하기도 하고하니, 내가 아프리카에 있다는 것을 그다지 느끼지 못하고 일상생활을 해 나갈 수 있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헨드폰이 인터넷 접속이 되지 않으니, 아프리카에 와 있는 실제적 거리감과 공간감 그리고 여러가지 일상적 생활과의 단절과 불편함을 바로 느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만 하루의 시간이 흘렀지만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상당한 고립감을 느낄뿐 아니라 아프리카 땅에 내가 와 있구나 하는 실존적 실체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다음날 오전 수업을 마치고, 선생님에게 말씀을 드리고,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타운으로 나가서 헨드폰이 정상적으로 작동시킬려고 시내로 나갔다. 탄자니아에는 통신회사가 5-6곳이 있다. 그중에 제가 사용하는 것은 halotel이라고 하는 것이 제일 많이 사용하는(한국으로 말하면 sk정도) 회사이다. 그 통신사 헨드폰 개통하는 곳을 가서 나의 문제를 말하고 정상화시키려고 시도하였으나 그곳 직원이 여러차례 시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정상화 시키지 못하는 것이었다. 한참후에 기술적으로 차단이 되어있는데, 이것을 개통한 현지인이 이곳에 와서 자신의 지문으로 확인을 한 후 차단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이것을 개통한 현지인은 은좀베에 있어서 차로 10시간 거리에 있는)
나의 헨드폰 halotel과 vodacom유심 2. 문제의 해결
나를 도와주려고 함께 온 선생님은 이 유심을 사용하지 말고, 여기서 새롭게 유심을 하나 개통해서 사용하면 편리하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하여서 그렇게 하려고 시도 하였으나, halotel은 여권만 가지고 개통이 가능하지 않는다고 하여서 할 수 없이 옆에 있는 vodacom으로 가서 유심을 하나 개통하여 헨드폰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유심만 교체하면 되는 것) . 한 주간이 지나서 다시금 halotel 대리점을 방문하여서 할로텔로 바꾸어 사용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여전히 정상화는 힘들었다. 그 때 함께 왔던 선교사님이 옆에 있는 헨드폰 가게(주로 중국제품취급, 가끔 한국꺼도 취급함)에 주인이 헨드폰을 잘 고친다는 말과 함께 함께 가기를 권했다. 큰 기대를 가지지 않고 그 헨드폰 가게에 갔더니, 내 헨드폰을 2-3분정도 만지더니 유심도 교체하지도 않고, halotel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해 주는 것이다. 또한 수리비용도 받지 않고 그냥가라고하여서 제가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그냥 올 수 없어서 차가운 콜라를 대접하고 돌아옴 ㅎㅎ)
돌아오는 바자지(3-4명이 타는 교통수단:택시같은)를 타고오는 동안 카톡도 하고, 그동안 처리하지 못했던 업무도 그것으로 처리해 보고 하니깐,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와 있다고 느낀바 된 그 실제적 거리감과 공간감과 고립감과 막막함이 다시금 사라지고, 정상적 일상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들었다. 바자지를 타고 찬 바람을 쐬며 돌아오는 길에 내 마음 속에서 헨드폰과 관련된 이 일들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3. 하나님께서 나로 하여금 깨닫게 하신 일
한국에서 볼 때 아프리카는 아주 먼 곳이다. 공간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너무나도 거리감이 있는 곳이다. 내가 이곳에 왔지만 옛날 선교사님들이 느낀 그 거리감은 그다지 느낄 수 없었다. 여기까지 오는데 빠른 비행기와 차로 이동하여 왔고, 이곳에 와서도 불편함은 많았지만 현대화 되어 있는 가게들을 통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고, 내가 거리감을 느낄 수 없었던 가장 큰 요인중에 하나는 헨드폰의 사용이 한국처럼 와이파이의 자유로움은 없었지만 데이트를 통한 소통등으로 지인들과의 대화도 나누고, 필요한 업무도 나누고 하였기 때문이었다.
헨드폰의 유심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자 그동안 전혀 느끼지 못했던 아프리카라는 실제적 거리감과 고립감을 바로 큰 충격으로 느낄만큼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헨드폰을 통해 할 수 있었던 이 모든 자유로움은 바로 인터넷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통해 우리의 현실적 삶을 실제적으로 살아가도록 하고 있었기에, 인터넷의 세계안에서 한국도 있고, 아프리카도 있어서 물리적 거리감을 느낄 수 없도록 하는 효과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카톡을 비롯하여 은행앱들, 그리고 이런저런 사용했던 앱들은 바로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고, 인터넷 연결을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일상적 삶을 운영할 수 있었던 삶이었다.
바로 이 인터넷이 단절되자 현실의 삶에서 너무 큰 고립감과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고, 수업도 빠지면서, 그리고 어떤한 비용의 지불이 일어나더라도 이것을 복구시키기 위해 몸부림 쳤던 나의 모습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한 몸부림의 결과로 보다컴의 새로운 유심도 만들고, 할로텔 유심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게 만들기도 하여서, 다시금 일상의 삶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만들어서 아프리카란 거리감과 고독감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인터넷의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이지만 우리의 실제적인 삶에서 이렇게 중요하고 실제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음에 새삼놀라고, 이 세계와의 단절은 현실적 삶에서 많은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음에 대하여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이것을 마음에 생각하기 시작하는 순간에 하나님께서 내가 이런 마음을 갖도록 하셨다.
인터넷의 세계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에 실제적이었던 것 처럼 하나님의 나라도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제적인 세계라는 것을 너는 아는가? 하는 울림이 생겨났다. 단 한번도 하나님의 나라가 가상의 세계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는데, 이 일을 겪고 보니 나는 하나님의 나라를 가상의 세계처럼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너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모든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그것이 없으면 실제적인 삶에서의 거리감과 어려움과 고립감과 무기력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실제적인 세계가 하나님 나라라는 것을 인정하는가?하는 울림이 뒤를 따랐다. 그 울림앞에 조용히 서보니 신앙고백으로는 그렇다고 말했지만 나의 실제적인 삶에서 그것을 인정하며 살아왔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자신이 없었다.
인터넷이 있어야 카톡도 하고, 은행업무도 보고 다른 일도 다 할 수 있듯이, 다른 앱들도 구동할 수 있듯이, 하나님 나라안에서도 실제적인 일들이 하나님의 은혜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다음 에피소드를 통해 이 이야기는 더 하려고 한다) 너무나도 하나님의 은혜가 크서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지만(한국에서 생활할 때 어디가나 와이파이가 있어서 데이트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처럼) 막상 하나님의 은혜가 중단되면, 밥을 먹고도 피와 살이 되게 하는 일상적 작용조차 중단될 수 밖에 없는 인생의 실상을 놓치고 사는 것 같다.
내 헨드폰이 문제를 일으킨 것은 할로텔이나 보다컴이 인터넷 전파를 보내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들은 가끔씩 기술적 문제로 전파를 잘 못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들의 문제라기 보다는 내 헨드폰과 내가 가진 유심이 그들이 보내는 정상적인 신호를 수신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되는 것이고, 그로인해 모든 일상적인 삶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밖에 없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이와같이 하나님께서는 늘 하나님 나라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게 하기 위해서 하나님 자신의 세계에 합당한 전파(성령의 와이파이)를 단 한번의 오류도 없이 보내고 계신다. 이 일을 겪고 보니 이미 나는 많은 부분에서 이 성령의 와이파이를 받는 나의 유심에 상당한 문제가 있어서 정상적인 하나님 나라안에서 일상적인 삶이 중단되고 단절되고 마비까지 되고 있었지만,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전혀 문제가 발생되지 않고 있었던 것처럼 살아가고 있었음을 느끼게 된다. 만약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감각이 늘 살아있었다면 조금만 성령의 와이파이가 단절되었으면 너무나도 불편해 하고, 고립감을 느끼고,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어떤 댓가와 시간을 내어서라도 인터넷을 복구하려고 하는 것처럼 몸무림 쳤을텐데 전혀 그런 몸부림도 없이 지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인터넷의 세계가 실제적인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고 또 실제적 불현함이 느껴지니깐 인터넷이 문제가 되면 무슨 댓가를 지불해서라도 우선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과 다르게 하나님나의 성령의 와이파이가 수신되는 것이 문제가 생겨도 그렇게 문제의식도 느끼지 못하고, 최우선적으로 이것을 해결하려고 하지도 않는 것은 하나님 나라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에 실제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 엄연한 진리를 무시하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하나님의 지적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넷의 문제는 할로텔이나 보다컴 회사의 문제라기 보다는 나의 핸드폰과 나의 유심이 문제였다. 해결의 가장 빠른 방법은 나의 유심을 교체하면 되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나라안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하나님께서 문제를 가지고 계신 것도 아니고, 성령의 와이파이를 약하게 보내는 것도 아니다. 단지 내가 이것을 받을 나의 영적유심에 문제가있는 것이었다. 가장 빠른 해결의 길은 나를 빼버리고 다른 사람을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만약 이렇게 된다면 나는 얼마나 불쌍한 사람이 되겠는가?) 그러나 감사하게도 내가 할로텔을 고쳐써보려고 시도하듯, 하나님께서는 나란 존재를 고쳐서 성령의 와이파이에 잘 반응하는 사람이 되게 하여서,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고, 느끼고 하는 일상의 삶보다도,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모든 삶에 실제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인터넷의 세계도 아니고 그것보다도 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것에 실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움직이시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센스를 제대로 작동시키고 반응하게 하여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오늘도 기다리고 계심을 느끼고 너무 죄송스러웠고, 하나님께 감사드리게 되었다.
4. 달라진 나의 삶
이 일을 겪고나서,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관심갖고 있고, 염려하고 있고, 하루중에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이고, 그리고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보내는 것들이 무엇인가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2순위로 물러나도록 삶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삶의 1순의 자리에 하나님과의 대화와 소통이란는 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했고, 탄자니아에 와서 말씀을 묵상했던(사도행전)것을 이런 저런 바쁜 이유들로 조금씩 2순위로 물러나게 했던 것을 다시 1순위의 자리로 옮겨놓고, 섬기는 교회들과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던 것을 다시금 1순위의 자리로 옮겨놓고, 여러가지 다양한 사역에 대한 기획보다는 그 일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1순위에 옮겨놓아 하루중에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하나님의 나라이며 내가 민감하게 센스가 작동되는가를 늘 확인해야 하는 것은 성령의 와이파이라고 하는 이 기본적인 가치를 이번 일로 새삼깨닫게 되는 것 같다.
내게 일어나 이 잔잔한 episod가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내가 충격을 받은 그 영적 충격으로 전달되어서 하나님 나라와 그 나라를 지탱하는 성령의 와이파이에 민감한 사람들이 되어 살아가는 은혜가 있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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