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그리고 택배...탄자니아 이야기 2022. 11. 30. 10:35
커피...
탄자니아 도착해서 가장 아쉬운 것 중에 하나가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지난번 아루샤에 머물 때는 커피농장이 가까이 있어서 신선하고도 맛있는 원두를 싼 가격에 구입하여 마실 수 있어서, 탄자니아에 오면 커피는 맘껏 마실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한달이 지나는 동안 단 한번도 원두커피를 마셔보지 못했습니다.(주로 마실 수 있는 커피가 80년대 한국의 맥스웰 가루커피를 물에 타먹는 것과 비슷한 커피)
*탄자니아 커피는 에디오피아커피처럼 아주 맛있는 고급커피로 알려져 있으나 알고보니 아루샤, 모시, 은베야, 송게아지역 일대에서만 커피가 생산되고 탄자니아 다른 곳에서는 커피생산이 안되는 것을 알게 되었고, 탄자니아사람들의 문화가 커피를 마시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맛있는 원두커피를 마시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루샤에 있을 때 커피를 제대로 마시기 위해, 커피콩 가는 기계를 한국에서 보내 준 것이 있었는데, 코로나로 한국에 들어오다보니 받지 못하고, 다른 선교사님이 보관하고 있음이 생각났습니다.
그 선교사님께 전화를 드려, 제 입장을 설명드리고, 커피와 커피머신을 아루샤에서 모로고로언어학교로 보내줄 수 있는가를 확인했더니 가능하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택배...
물건을 보내는 방식은 고속버스로 물건을 모로고로로 보내면 여기서 버스정유소로 가서 그 물건을 찾아오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고속버스로 보내는 물건이 하루가 지나서 찾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어도 아직 개발이 덜 된 곳이니 그럴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비가오는 모로고로 타운 다음날 도착할 시간(오후5시)이라고 하여서 버스회사와 차량번호, 물건운송장번호, 보낸사람 전화번호, 받는 사람 신분증등등을 준비하여 버스정류장으로 조금 일찍 갔습니다.(물건을 하나 찾는데 이런 것 까지 다 준비해서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그런데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고 보니, 그곳에서 하는 말은 승객이 내리는 곳은 이곳이 맞지만 화물을 내려 처리하는 곳은 또 다른 곳에서 하게 된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급히 제법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한곳에 도착하니, 버스회사에서 운영하는 화물취급소 같은 곳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받기 위해 자신들에게 해당되는 차량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고속버스 화물을 따로 처리하는 곳 우리도 시간이 조금 지나서 당연히 물건이 먼저 도착해 있을 줄로 알고, 담당직원에게 문의를 해보니 아직 차량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조금만 기다리면 곧 올테니 기다려라”는 말이었습니다. 조금 늦을 수도 있으니 곧 도착하면 물건을 찾아서 학교로 가려고 기다렸습니다.
다른 차량들은 도착하고, 여러명이 분주하게 짐을 내리고, 또 수기로 기록된 노트에서 자신들의 물건번호를 확인하고, 한참을 걸려 찾게되고, 신분증과 송장대조등을 거쳐 사인을 직접하고 난 이후 물건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복잡하고 번거러운 과정을 거치겠구나 하면서 물건을 곧 찾아가겠다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도 물건을 실은 차량이 도착하지 않는 것입니다.
비를 맞으며 물건을 기다리는 나의 모습 비는 내리고, 날은 어두워지고, 낯선곳에서 난감하게 무작정 대책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직원에게 물어보면 “곧 도착합니다 잠시 기다리세요”라는 말만 듣게 되었습니다. 저녁시간이 지나서 배도 고프고, 학교로 돌아가도 저녁식사시간이 끝나서 저녁도 먹을 수도 없을텐데 하면서 무작정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다시 40분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지칠대로 지쳐갈 때즈음에 주변의 상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나와 비슷한 시간에 와서 지금까지 물건을 찾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나와는 다르게 초조해하거나,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없이, 편안히 서서 기다는 것 같았고, 그리고 늘 있는 일상의 일을 대하듯 그렇게 옆에 있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도 하면서 차량이 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는 동안 10여분이 더 지나서 우리가 기다렸던 버스가 오는 것이 아니라, 아루샤에서 오는 물건을 실은 화물차한대가 도착했습니다.(버스정류장에 가서 승객을 다 내려주고, 그곳에서 화물차에 다시 물건을 옮겨 담아 화물을 처리하는 이곳으로 화물을 실고 오가는 차량)
아마도 택배를 하는 차량도 부족해서 지역에서 지역으로 보내는 택배는 고속버스에 실어보내고, 또 차량이 부족하니, 승객이 내리는 곳에서 화물을 다시 화물차에 실어서 화물처리하는 곳으로 오가는 방식인 듯 보였습니다. 거의 3시간이 지나서 물건을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물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화물처리 공간이 좁아서 다른 차량의 화물을 다 처리하는 동안 뒷차는 무작정 대기상태 승객터미널과 화물처리 장소를 오가는 화물트럭 잠시 한국의 택배상황이 떠올려졌습니다. 저녁에 물건을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현관 문앞에 아무것도 확인절차도 거치지 않고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떠올리며 우리나라는 참으로 편리하며 이런면에서는 참 살기좋은 나라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하게 되면서 물건하나 받기 위해 겪어야 하는 많은 불편함이 더욱 힘들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나와 동일한 상황에 있음에도불구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을 대하듯, 그리고 별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차분하게 기다렸다가 물건을 찾아가는 현지인들을 모습을 떠올리면서 내가 있는 곳이 한국땅이 아니라 탄자니아 땅이란 생각을 새롭게 하게 되었습니다.
받은 물건 한국에서 경험하던 것과 많이 다르고, 그것들이 발전이 덜 된 곳이라 많은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것이 현지인들은 일상의 삶으로 느끼며 살아가듯, 나또한 이런 모습이 일상의 모습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야만 되겠구나 하는 마음과 “빨리 빨리 문화”와 달리 “polepole(천천히)문화”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계관 속에 살아가는 이들의 문화를 불편하게만 느낄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문화를 적응하면서 살아가야 할 부분이지 지금의 나처럼 불편함을 느끼면서 발전되지 못한 이 사회의 모습을 불평하며 살아가는 것은 선교사로 온 사람으로서는 무엇인가 부족함이 있는 것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새로운 이해가 생겨남을 느꼈습니다.
현지인들의 문화를 느끼며 그 문화에 적응하고, 존중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선교훈련동안에 배웠지만, 실제적으로 선교지에서 그들의 현실적 상황과 문화속에서 있는 세계관을 접하는 처음의 충격적 사건을 접하면서, 선교사로서 현지에서 잘 적응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실전에서는 얼마나 다른일인가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문화충격”이라고 말하기까지는 아니지만, 분명이 이제껏 살아왔던 세계에서 경험치 못한 일상의 경험을 하면서 무엇인가 다른 세상속에서 그에 적절한 반응을 하며 살아가야하는 것임을 절실하게 느껴보는 하루의 일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탄자니아의 속담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haraka haraka haina baraka”(서두름에는 결코 복이 없다)
이 말은 단순이 일처리를 느릿느릿하게 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탄자니아 사람들의 세계관 저변에 많은 의미를 담고 자리하고 있을 것임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는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후원계좌:KEB 하나은행 022-040-005-794-9 예장합신(배진우) '탄자니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앙의 대상포진이 걸릴때.... (1) 2023.02.26 Episode 1. 성령의 와이파이 (2) 2023.01.06 현지인 결혼식 (0) 2022.11.11 탄자니아에서 맞는 결혼 30주년 기념일 (0) 2022.11.09 탄자니아에서 드리는 수요 예배 (3) 2022.11.03